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적정 난이도 문항이 고르게 출제됐다고 수능 출제위원장이 14일 밝혔다. 지난 6·9월 모의평가 응시집단과 응시자 특성 분석이 면밀하게 이뤄진 결과로, 준킬러문항까지 걸러졌을 것이라는 게 출제본부 설명이다.
최중철 수능 출제위원장(동국대 화학과 교수)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출제방향 브리핑을 열고 ‘지난 두 번의 모의평가 중 어떤 시험을 기준으로 난이도를 설정했느냐’는 질문에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앞서 올해 치러진 6·9월 모평은 각각 난이도가 상반돼 이번 수능 난이도를 예측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적용된 두 번째 수능으로, 수험생 입장에서 시험에 대비할 표본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수한다면 사교육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수능은 이날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오전 8시 40분에 시작돼 오후 5시 45분에 종료된다. 응시생은 52만2670명이며 지난해보다 1만8082명 늘었다. N수생(졸업생 이상, 검정고시 제외) 수는 16만1784명으로 지난 2004학년도 수능 이후 21년 만에 최대 규모다. 올해는 의과대학 32곳의 모집인원이 늘어나고,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적용되면서 상위권 N수생들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위원장은 전반적인 출제방향에 대해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대학 교육에 필요한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 그리고 주어진 상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추리하며 분석하고 탐구하는 사고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반영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강조했다. 킬러문항 대신 ‘준 킬러문항(고난도 문항)’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올해는 킬러문항을 완전히 배제하려고 노력했다"며 "독립적으로 구성된 수능출제점검위원회의 확인을 완전히 받아서 문항이 나갔기 때문에 준킬러문항도 충분히 걸러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EBS(한국교육방송공사) 문항 연계율은 50% 수준으로, 연계 체감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에는 가급적이면 그래프나 자료를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등 학생들이 문제를 보면 ‘EBS에서 풀어 봤던 것’이라고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통합수능 시행 4년차로 인한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올해 대입에선 수능 선택 과목 제한이 완화돼 과학탐구 과목 응시생이 줄고, 사회탐구 응시생이 늘어나는 이른바 ‘사탐런(사회탐구+run)’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응시 집단의 특성, 예를 들어 N수생과 재학생들의 과목별 선호도 등 자료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해서 이번에는 수능의 9등급제를 지키려고 굉장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 [출처]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