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교육부 인센티브 방침에 서울 주요 대학들이 무전공 선발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학 입시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체제에서 무전공 선발 확대가 이과생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 육성사업 기본계획'(기본계획)에 담긴 대학에 지원하는 인센티브 배분을 위한 성과평가 기준 중 100점 만점에 80점을 차지하는 '교육 혁신' 지표는 무전공 선발과 연관돼 있다. 무전공 선발은 대학이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고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2025학년도부터 무전공으로 신입생을 25% 이상 선발해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급격한 인기 전공 쏠림 현상으로 기초학문이 고사할 수 있다는 대학가의 반발을 고려해 '진입조건'인 25% 규정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기본계획에 무전공 선발 비율에 따라 최소 4점에서 최대 10점까지 가점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돼 대학들은 기존 학과별 정원을 조정해 최소 5~10% 수준에서 25%까지 무전공 선발 인원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문·자연 구분 없는 무전공 선발 인원이 확대되면 입시에서는 이과생이 유리할 것이라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금의 통합수능은 수학, 과학탐구 과목에서 표준점수가 문과생보다 높게 나오는 이과생에게 유리한 구도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2022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이과생 합격 비율이 94.6%에 달했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합격자가 모두 이과생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시 통합수능 체제에선 이과생이 유리하다"며 "수시에서 뽑는다고 해도 주요대학 합격선을 보면 0.5등급 이상 이과생이 합격선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문·자연 계열에 상관없이 지원하고 문·이과 선발인원을 따로 배정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합격생 대부분을 이과생이 차지하고 문과생은 진학 기회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며 "모집인원을 별도로 정해놓는다 하더라도 입학 후 문과 학생이 이공계 학과를 선택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무전공 선발 인원이 어떻게 확보되느냐에 따라 문·이과생 유불리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규모가 적거나 선호도가 낮은 인문계열 학과 중심으로 정원이 넘어올 경우 문과생에겐 손해"라고 말했다.
무전공 체제로 운영되는 1학년을 마치고 전공을 선택할 때 원하는 전공을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 자퇴 등 '중도 탈락'을 결정하는 숫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남 소장은 "계열별로 모집하고 성적에 따라 추후 학과를 나누는 학교들에선 비인기 학과에 배정된 학생들이 진로를 고민하면서 반수를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도 "무전공 선발이 선택할 수 있는 학과가 생각보다 적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학과로 배정될 경우 2학년 이상 중도 탈락자 수가 이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남해인 기자 (hi_nam@news1.kr)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7324540